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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의 에메랄드 창덕궁(김동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4-01 오후 1:35:01

조회수 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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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의 에메랄드 창덕궁(김동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4-01 오후 1:35:01 (조회 : 3138)

서울의 에메랄드 창덕궁
김동우

  나는 비록 실명은 했지만 나들이를 좋아하여 평소 시간과 여건만 맞으면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국내 여행은 그다지 많이 다녀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 중국 북경에 있는 ‘자금성’과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의 여러 역사현장들을 둘러보는 중에 현지 가이드들이 하나의 예로서 서울에 있는 우리 궁들을 비교하여 언급하는 것을 여러 번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들이 ‘우리나라 이순신을 제대로 모르면서 영국의 넬슨제독을 기억하면 무엇하냐’라는 핀잔이 있었던 것 같다. 정말이지 일리 있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서울시와 종로구청에서 시각장애인에게 특화된 해설사를 딸려 궁을 투어 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신청을 해 보았는데 결과는 그야말로 대만족이 아닌가!!
  그때부터 창덕궁을 시작으로 현존하는 서울의 네 개의 궁을 투어 해 보았다. 먼저 첫 방문지인 ‘창덕궁’을 방문하고서 든 느낌은 첫째가 서울 한 도심지에 이렇게 멋진 공원 역할을 하는 고궁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둘째로 그 궁 후원의 면적이 대략 27만 평방미터 즉, 9만평에 달한다는 것이었으며, 셋째는 창덕궁이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궁궐의 면모를 살펴보더라도 창덕궁은 아기자기한 모습을 띠고 있어 우람하고 궁궐 규칙에 맞춰 지어진 경복궁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즉, 창덕궁은 경복궁보다 10년이 늦은 1405년에 태종 이방원이 부지 약 13만평에다가 지은 궁으로서 경복궁이 전통적인 궁궐의 형식에 맞춰 앞에서부터 직선으로 나아가면서 지어진 구조라면 창덕궁은 그러한 형식과는 별개로 오직 자연과 조화를 강조하며 지어진 궁궐이라는 것이다. 또한 창덕궁의 후원은 가장 한국적인 정원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도 인공미를 한껏 발휘한 정원이란 걸 설명을 듣다 보면 느낄 수가 있다.
  창덕궁의 정문이라 할 수 있는 돈화문은 비록 두 개는 닫혀 있었지만 다섯 개의 출입구를 갖고 있는데 이는 황제가 기거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서 우리 민족은 단군의 후예이며 그 뿌리는 천손사상에 닿아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비록 나라는 작지만 대륙을 능가하는 기질이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맥락의 예로 경복궁의 ‘근정전’에는 용이 그려져 있는데 중국 자금성에 있는 용이 발가락을 다섯 개 가지고 있는데 반해 여기에는 일곱 개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이 황제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다섯 개를 표현했다면 우리는 그 이상의 권위를 나타내려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도를 걸어 인정문을 통과해 창덕궁의 법전인 ‘인정전’앞 조정에 이르러 보면 조선의 치욕의 역사가 떠올라 머리를 흔들게 되기도 한다.
  그 옛날 한일합방이 이루어질 당시 ‘홍복헌’이라는 곳에서 순종의 왕비가 옥쇄를 치마 속에 감추고 내어놓지 않으려 하다가 그녀의 오빠에 의해 그 옥쇄가 빼앗기고 결국에는 합방이 조인된 역사를 그려보면 참으로 이 창덕궁이야 말로 우리나라 조선의 영욕의 역사현장이 아닌가 싶어지는 것이다.
  후원에 들어서 보면 부용정, 애련정, 연경당, 옥류천, 취한정, 소요정, 농산정, 태극정, 청의정, 존덕정 등등이 각각의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이 중 ‘존덕정’은 이명박 정부시절 G20 정상회의를 하면서 참가국들의 영부인들 리셉션 장소로 쓰일 만큼 가장 한국적인 정자라 한다. 이 때 그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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