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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상에서 누리는 느림의 행복(이연경)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2-14 오후 4:09:33

조회수 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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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상에서 누리는 느림의 행복(이연경)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9-02-14 오후 4:09:33 (조회 : 1765)
일상에서 누리는 느림의 행복
이연경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결정하며 살고 싶어 한다. 이를 행복의 조건이라 여기고, 저마다의 행복한 인생을 만들고자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열심히 바쁘게 사는 사람일수록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주말이나 연휴, 또는 휴가철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몇몇 지인들도 그렇다. 그들은 주말이 오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찾아다니고, 나가지 못할 때는 전화를 하는 등 어떻게든 혼자 있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이는 하루 종일 누워서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요양하기도 한다. 적금을 모아 몇 달 동안 계획을 세워 1~2주 정도 외국에서 쉬었다 오는 친구도 있다.
  그렇다면 행복은 고단한 삶의 어느 날, 이벤트처럼 주어지는 연중행사 같은 것인가? 아니면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전유물인가? 모든 것이 급변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 나만의 행복한 삶을 지켜낼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느림’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느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와 닿는 것이 몸으로 하는 실천일 것이다. 나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걷기를 선택했다. 우리 집은 지하철역에서 종종걸음으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나는 매연 냄새가 나지 않고 쏜살같이 다니는 자동차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지하철을 좋아한다. 버스정류장이 집 가까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로 바글거리고 중심 잡기도 어려운 버스를 타는 것보다는 거리의 여러 소리들과 냄새들,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역동적인 인기척 사이로 걷는 것이 훨씬 기분이 좋다. 또한 지하철에서는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 두근거리는 숨을 고르는 것도 틈틈이 운동을 한다는 보람이 있다.
  머리가 꽉 막혀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잠깐 스트레칭하고 햇볕을 쬐거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한다. 걷기 시작하면 생각과 마음이 차분해진다. 뒤숭숭한 마음들은 가라앉고 새로운 영감들이 떠오른다. 걷기가 90%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뭐든 빨리빨리 해야 일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잠깐 시간을 낸다면 몸도 즐겁고 마음이 지혜로워지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일상을 곱씹는 느림이다. 매일 하루를 지낸 소감에 대해,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한 줄 일기를 적는 것이다. 특히, 나는 주변 사람들의 기분에 민감해서 움츠려 있을 때나 우울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한 줄 일기를 쓰는 시간만큼은 내 자신에게만 시선을 맞추어 긍정적인 글을 적어보기도 하고, 나를 짓누르는 것 같은 일상 속에서도 감춰져 있던 감사할 거리를 찾아내어 글로 옮겨 본다. 이렇게 글을 쓸 때면 마음이 위로를 얻고 훈훈해지기도 하며, 내가 언제 이런 생각을 다 했나 싶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
  마지막으로, 일상 속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와 이렇다 저렇다 하는 사람들의 의견으로부터 떨어져 의도적으로 단절되어보는 것이다. 오직 나의 내면을 돌보기 위해 갖는 시간이다. 그런데 바쁘게 지낼 때일수록 이런 시간이 답답하고 공허하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랬듯이 고립감을 느낄 때야말로 진정으로 내 마음에서 울리는 신호를 들을 수 있는 때이다.
  앞에서 언급한 글쓰기도 좋은 방법인 것 같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따뜻한 차 한 잔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내 것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세상의 시선에 못 이겨 떠맡은 짐들을 발견하고 내려놓을 수 있다.
  이렇듯 일상의 작은 습관으로 가져보는 느림의 정신이야말로 비로소 우리를 진정한 가치에 눈뜨게 하고 행복으로 밀어주는 좋은 에너지가 되지 않을까? 자리마다 덕담이 오가고 새로운 삶의 계획을 생각하게 되는 새해이다. 일상 속에서 느림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살면서, 삶을 숙제처럼 풀어가는 데 급급하지 않고, 얼마쯤 신비스런 경험으로 살아가는 여유가 있기를 바라본다.
 
(2019. 2. 15. 제10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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