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피아노
이달 초 개봉한 영화 ‘기적의 피아노’가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적의 피아노’는 이미 방송을 통해 천재 피아니스트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시각장애인 유예은 양(14세, 1급)이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로, 3년에 걸친 제작과 2년의 편집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청작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재능기부로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세 살때부터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 예은이의 재능에 주목하며 시작하지만 선천적 시각장애인인 예은이가 피아니스트로 우뚝 서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재연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악보를 보지도 못한 예은이가 피아니스트가 되려면 아직 헤쳐나가야 할 것들이 많음을 콩쿠르 탈락으로 배우게 된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피아노보다 더 힘든 현실을 경험할 예은이가 홀로 설 수 있도록 부모는 한 걸음 물러서서 믿음을 갖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예은이 아버지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누구나 시련이나 아픔을 겪게 되는데, 그것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해주며 격려했다”고 한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불편한 몸이지만 컴퓨터로 다양한 동화와 음악을 찾아 들려주며 딸의 성장을 도왔다.
장애 아동이 일상에서 살아가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 제작을 수락했다는 아버지는, 특히 영화 내용이 딸에게만 집중되어 있지 않고 엄마의 역할이 컸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예은이는 피아노로 이야기를 만들어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오는 날, 엄마가 들려주는 비 내리는 모습을 피아노 건반으로 옮기는 영화 속 장면은 인상적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사물을 만져보게 하고, 상황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상상하고 연상할 수 있게 했어요. 동화를 많이 들려주어서인지 예은이는 성대모사도 잘 해요.”
음악 감독을 맡은 이진욱 피아니스트를 처음 만나 합주하는 장면에서는, 언어 대신 음악으로 소통하는 그들의 대화를 듣는 동안 예은이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고 느낀 세상을 함께 상상하게 된다. 직접 작곡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무대에서 연주하는 예은이는 자신의 꿈을 찾아 한 걸음 나아간 모습이었다.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이 소녀가 그의 꿈처럼 ‘세상에 빛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지금은 두렵지만 흰지팡이를 들고 멋지게 보행하듯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엄마는 믿는다.
“믿음이 있으면 되지 않나요? 우리 엄마가 나를 믿어줬던 것처럼”
영화 속 예은이 엄마의 마지막 말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
(2015. 9. 15 제93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