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장애아동母 사망연루 장학사·교감 검찰송치
지난해 12월 장애 학생의 어머니가 자녀가 다닐 초등학교를 방문한 뒤 장학사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해당 장학사와 교감이 검찰에 넘겨졌다.
유가족과 울산장애인부모회로 구성된 ‘장애인부모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사건의 개요는 아래와 같다.
시각장애아동 최 군(7세, 시각 3급)의 어머니는 공식적인 공문 등 절차를 거쳐서 자녀가 참가하고 있는 장애아동 학교적응프로그램을 참관하기 위하여 울산 소재 초등학교에 방문하고, 저시력 아동을 위한 확대 교과서를 대여했다.
최 군의 어머니는 공문을 발송하고 절차에 따라 학교에 방문했지만, 해당 학교 교감은 공문 없이 학교에 무단으로 들어와 교권과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과서를 허락 없이 가져갔다고 울산교육청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에게 보고했다. 최 군의 어머니는 장학사와 전화통화를 한 후 모욕감을 느껴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가족에게 토로했다.
최 군의 어머니는 “공식적인 공문을 통해서 방문했으며, 학교 특수교사를 통해 교과서를 대여했다고 수차례 이야기 했으나 장학사는 학교 측의 민원이 접수된 것이라며 믿어주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도둑으로 몰린 상황에서 내년에 우리 아이를 어떻게 그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하며 괴로워하던 끝에 “내가 죽으면 이 누명을 벗겨 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측은 초등학교 교감의 허위보고와 장학사의 모욕적 언어폭력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책임자의 엄중처벌을 요구해 왔다.
경찰은 최 군 어머니와 장학사의 통화 녹음 내역을 확보해 수사했고, 최근 수사를 마무리 지으면서 장학사와 교감을 직권남용 혐의로 울산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통화 녹음 내용을 직접 들어봤는데, 무단으로 학교에 들어가서 마치 국가재산을 훔쳐온 것처럼 장학사가 몰아붙이는 것에 아이 엄마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상처받기에 충분했다”며,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분위기로 학생을 훈계하고 추궁하듯 말하는 것이 제3자가 듣기에도 화가 날 정도였다.”고 분개했다.
또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면 조사가 바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1~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검사가 사건을 보고 판단하겠지만 죄질을 볼 때 엄중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울산시 교육청 교육감과 몇 차례 면담을 가졌다. 방문 요청 공문을 받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상급기관에 민원을 넣은 교감과 이를 빌미로 확인 절차 없이 단정적으로 학부모에게 책임을 추궁한 담당 장학사의 징계를 요구했다. 또한 예비신입생 학부모에게 심적 부담을 경감하고 내실있게 입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수교육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교육감은 고인의 아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현재 최 군은 아버지와 함께 본가로 이사하여 지내고 있다. 처음에 가고자 했던 학교가 아니라 집 근처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교육청에서 등·하교 지원 등 여러 지원을 해 주고 있다고 한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공무원 범죄의 경우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징계수위를 결정한다”면서 “해당 장학사는 연수원으로, 교감은 다른 구로 인사 조치한 상태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장학사, 교감에 대한 징계수위도 결정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장학사와 교감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은 장애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교육행정가들의 인권의식과 감수성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낮은 인권의식을 가진 교육행정가들이 있는 교육 현장이 장애아동의 교육과 학부모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사회 전체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5. 4. 1 제92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