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 추락사고, 코레일의 무책임한 태도에 시각장애인계 분노
작년 9월 20일 용산역에서 발생한 시각장애인 추락사고 사건에 코레일과 용산역이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 보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각장애인계가 분노하고 있다.
추락사고 사건을 요약하자면, 피해자 최석(27세) 씨는 용산역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뎌 선로로 추락했다. 추락 직후 승강장 아래 대피공간으로 이동해 3분가량 두려움에 떨다 더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움직이다가 전동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뇌출혈과 골절로 전치 32주의 중상 입었고, 현재까지 병원 치료비로만 2,600여만 원이 나온 상태다.
당시 용산역에는 23명의 역무원이 근무하고, 177대의 CCTV가 있었지만, 아무도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산역을 관리하는 코레일 측은 일말의 보상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또한 추후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역시 일언반구도 없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와 시각장애계의 공분을 사게 된 것이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을 비롯한 9개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용산역 장애인 추락사고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강윤택, 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12월 17일 코레일의 공식 사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 제발방지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면담에 나선 코레일과 용산역 측은, 사고 지점에는 점자블록, 안전펜스가 규정대로 설치되어 사과할 문제가 아니며, 사고 CCTV를 보면 주변에 사람이 있는데 소리라도 질렀으면 구해주지 않았겠냐고 막말을 서슴치 않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대책위는 12월 29일 용산역에서 2차 기자회견과 함께 현장검증을 시도했지만, 코레일은 전경 100여명을 동원해 현장 검증을 막았다. 또 코레일 관계자에게 사과하라는 시각장애인 당사자들과 학부모들에게 ‘시설은 제대로 되어 있으며 시각장애인이 조심해야 한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대답만 늘어놓았다.
대책위는 즉각 현장 농성에 돌입하고 장기간 농성 준비에 들어갔다. 3시간이 흐른 후 코레일 서울영업처장이 나와 2015년 상반기 중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점자블록 등은 시각장애인들의 검증을 받아 개선하며, 스크린도어 미설치구간에 대해서는 안전요원 배치 등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1월 5일 피해자 보상에 대한 답을 줄 것이며, 사고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본지는 1월 8일 대책위를 통해 코레일의 답변을 확인했다. 코레일은 최석 씨의 치료비는 보험사를 통해서 조속히 보상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과 함께, 용산역에 대한 스크린도어 착공은 이미 설계에 들어갔고, 미설치 역사에 대한 안전대책은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CCTV를 전면 교체하고 조정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밝혀왔다고 한다.
대책위는 약속이 이행되는 지 지켜보는 것과는 별개로, 법원 소송을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 이미 코레일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소장에는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비롯해 코레일의 안전대책 마련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한, 대책위는 명확한 사죄 표명이 아니면 피해자 보상,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피해자보상에 있어 보험사를 통한 보상에 앞서 치료비에 대한 코레일의 직접 지불보증을 받아내기 위한 협상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2015. 1. 15 제92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