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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 통번역사의 가능성을 보다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4-09-17 오후 1: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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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 통번역사의 가능성을 보다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4-09-17 오후 1:25:05 (조회 : 3998)

시각장애인 통번역사의 가능성을 보다

  작년 2월, 한 시각장애인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합격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2010년부터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영어교사 김헌용(1급, 28세) 씨로, 당시 그는 “수준 높은 학생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좋은 영어교사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진학 취지를 밝혔다.
  이후 통번역대학원에서 통번역 공부에 몰두하던 그가 지난 9월 30일,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여 9박 10일의 영국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의 화제가 됐다.
  ‘장애청년드림팀’은 장애청년들이 국제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신한금융그룹이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수 테마 선정, 방문기관 섭외, 숙박 및 교통수단 예약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정을 장애청년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다. 이번 10기 드림팀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심사를 거쳐 선발된 장애인 34명과 비장애인・협력자 등을 포함한 총 71명이 참여했다.
  김헌용 씨는 대학원 후배 김찬일 씨와 함께 ‘비트윈더라인스’라는 팀을 꾸려 ‘시각장애인 전문 통번역사의 길 모색’을 주제로 참가했다.
  “저희 팀명인 ‘비트윈더라인스’는 ‘행간을 읽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요. 행간을 읽는 것은 번역하는 이들에겐 늘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죠. 그리고 영국과 한국은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사회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공통점도 있죠. 저희는 통번역 교육제도와 시스템 등 두 나라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비트윈더라인스 팀은 8월 21일부터 8월 30일까지 9박 10일 동안 시각장애인 통역사 앤드류 디아즈 러셀 씨 등을 만나 영국의 통번역 교육과정과 근무 여건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번역총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폴케이 씨를 만나 통역사로서의 전망을 모색하기도 했다. 또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번역가로 일하고 있는 애그니타 태넌트(한국이름 홍명희) 씨를 만나 번역가로서 갖춰야할 자질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
  “영국에서 통번역사는 한국만큼 인기직종이 아니었습니다. 통번역사를 하기에는 한국만한 곳이 없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번역을 배울 수 있는 대학원의 수가 우리는 5곳밖에 되지 않지만 영국은 10곳이 넘습니다. 게다가 영국은 번역・통역・문학 전문 번역・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시청각번역을 각 전공분야로 가르치고 있어서 배우고 싶은 분야에 따라서 깊고 넓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또 아시아에서는 찾기 어려운 통번역 시장, 예를 들어 유럽연합 같은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비트윈더라인스 팀은 영국의 장애정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왕립시각장애인연합회(RNIB)와 숏트러스트(Shotrus)의 관계자들과 뉴캐슬대학교와 노스엄브리아 대학교에서 장애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장애정책과 관련해서는 놀라운 점이 많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장애와 장기요양, 노화, 질병 등으로 인한 특별한 요구가 있는 인구, 즉 ‘스페셜 니즈’를 20%로 봅니다. 장애인만이 아닌 ‘스페셜 니즈’ 모두를 서비스 대상으로 하다 보니 훨씬 폭넓게 제도가 정착돼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셜 니즈’의 필요에 따라서 제도가 만들어지고 서비스가 이루어지다 보니 예전에는 서비스 제공자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서비스 이용자가 우선인 사회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영국인들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굉장히 주권인식이 강하죠.”
  영국에서 뜻 깊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김헌용 씨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통번역 공부를 몰두할 계획이다. 대학원 재학기간이 끝나는 내년이면 다시 교단에 서게 되겠지만, 통번역 일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또 기회가 된다면 통번역 일에 관심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도 했다.
  “영국에서 만난 이들의 말을 전하자면, 관심 있는 분야가 언어고 문화라면 어려움이 있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하더군요. 실제로도 제 눈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4.09.15 제9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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