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넷 서비스 중단하는 아이프리
지난 4월 15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아이프리의 텔넷 서비스 운영을 단계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지 내용에 의하면, 6월부터 순차적으로 동호회 서비스, 메일 서비스, 휴대폰 문자보내기 서비스가 웹으로만 이용 가능하게 전환되고, 최종적으로는 10월 31일에 텔넷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지난 2003년부터 시각장애인들의 보다 원활한 정보접근을 위해 아이프리 서비스를 텔넷과 웹으로 운영해 왔다. 그런데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웹에서는 구현되는 서비스가 텔넷에서는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해 왔다. 이러한 서비스의 기술적 한계와 이용자 수의 감소로 텔넷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이프리의 입장이다.
텔넷과 웹은 모두 인터넷 서비스의 일종이다. 우선, 텔넷은 우리나라에서 90년대에 이용하던 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하여 원격지의 호스트 컴퓨터에 접속할 때 지원되는 인터넷 표준 프로토콜(통신 시스템이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신 규칙)이다. 이야기멀티나 새롬데이터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텔넷 서비스는 문자중심의 서비스로 키보드를 이용해 컴퓨터 화면에 뜨는 모든 내용을 다 읽을 수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이 편리했다.
한편, 웹은 2000년대 이후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이다. 이용자가 인터넷 웹브라우저의 검색 서비스를 통해 정보가 있는 곳을 찾은 후 직접 연결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텔넷은 문자로만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웹은 문자와 소리, 이미지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텔넷 기술은 대전맹학교에서 2000년에 처음 도입했다. 복잡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사용할 줄 아는 학생들은 웹을 통해 수업자료를 이용하도록 하되, 컴퓨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보다 접근성이 좋은 텔넷에서 문자로만 단순화된 자료를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이 기술을 이후 아이프리와 넓은마을이 도입하여 텔넷과 웹을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과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정보가 빠르게 생겨날수록, 문자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넷은 자연스럽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텔넷 이용자들은 대체로 시대의 조류에 따라야 한다는 반응이다.
A 씨는 “실명 초기인 분들에게는 텔넷이 편리할 수 있지만, 오래된 것이다 보니 유지와 보안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텔넷 서비스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중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의견도 적지 않다. B 씨는 “텔넷은 동시에 여러 개의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는 점, 명령어만 숙지하고 있으면 언제나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점이 웹과는 다른 장점”이라며, “텔넷과 웹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텔넷이냐 웹이냐의 논쟁과는 다른 관점에서 기관들의 컴퓨터 교육 실태에 대한 비판도 있다. C 씨는 “2000년 이후부터 텔넷이 사라진다는 얘기는 많이 있었지만, 컴퓨터 교육을 하는 곳에서 텔넷 위주로 가르쳐왔기 때문에 웹을 배우기 어려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프리는 텔넷과 웹 병행 요구에 대해, 텔넷은 기술 개발이 더 이상 없어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대신, 웹 교육강의를 음성자료로 만들어 자료실에 등록하거나 직접 배포할 예정이며,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개별맞춤형교육을 통해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넓은마을을 운영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는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올해 5월에는 게시판에 웹 이용 관련 교육을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전에 텔넷과 웹의 연동 시스템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웹으로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데 텔넷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기능이 많으니, 연동이라 말하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텔넷은 더 이상 기술 개발이 되지 않는 접속 방식이라 보안에 취약하므로, 운영하는 기관의 정보가 노출될 소지도 경시할 수 없다”고 전하면서, “예전 기술이므로 관련 기술자를 구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이 호소하는 웹 사용의 불편성, 사용법 숙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술 진보에 의해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인 텔넷과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기관이나 개인 모두 기본적으로 텔넷에서 웹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시각장애인에게 보다 편리한 웹 사용 대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2019. 5. 1. 제102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