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만 원장, 실패 속에서 희망을 보다
천안에서 ‘천안건강안마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유승만(51세) 원장은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던 안마원 중 한 곳을 정리했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실패에 대한 어떠한 부끄러움이나 좌절감이 아닌 희망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2008년, “천안의 모든 시민들이 ‘천안건강안마센터’를 알게 하겠다”는 포부로 쌍용동과 신부동에 안마원을 차렸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불법마사지업소들의 난립으로 안마원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면서 경영난이 심해져 결국 얼마 전 2호점인 신부점의 문을 닫고 말았다.
이렇게 문을 닫게 된 데에는 ‘숙식을 제공해 안마사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생활에 불편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온 까닭도 있었다. 대개의 안마원은 안마사들의 출퇴근시간이 일정해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는 안마시술소보다 수익이 적어 숙식제공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 원장은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보람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고수할 생각이다.
유 원장은 당장의 어려움에 사로잡혀 좌절하기 보다는 몇 달 후, 더 나아가 몇 년 후를 내다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품고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천안건강안마센터의 직원들도 그의 비전을 믿고 누구보다 그들을 아껴주는 마음을 잘 알기에 의기투합해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한편, 그는 새로 안마원을 창업하려는 이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을 집필하고 있다. 자금 운용과 고객 관리법에서부터 판로 개척법 등 다양한 노하우와 더불어 자신의 실패담을 가감 없이 담을 예정이다.
“사실 안마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치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모델케이스가 된다면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 원장은 시각장애인 안마업계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기요법이나 보조기구들을 받아들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훌륭한 안마 실력에 새로운 기술까지 접목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불법마사지사들과의 경쟁에서 훨씬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맹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안마실력을 쌓고 안마원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대한안마사협회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안마원들을 발굴하여 노동부에 직업개발훈련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졸업생들이 직업개발훈련기관으로 지정된 안마원에서 훈련을 받으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다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어서 안마원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안마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협동조합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안마협동조합을 창업하게 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다 혼자서 창업할 때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경우 신체 부위별이나 수기방법별, 혹은 병증에 따라 각자 역할을 분담해 기술을 특화시켜야 공동창업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편, 유 원장은 안마원 운영뿐만 아니라 안마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그동안 사회적 기업가 대회나 일자리 박람회 등 여러 시민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안마체험관을 운영하며 안마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또 그는 홍보전단지를 제작해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게재하는 것은 물론, 작년에는 천안건강안마센터와 바우처 안마에 대한 홍보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모바일웹 제작도 끝마쳤다. 안마센터를 홍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마에 대한 인식개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홍보물 제작에 수백만 원을 투자했다.
그렇지만 그는 “대한안마사협회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유관기관이 나서서 안마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홍보물 제작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원 확보가 필수인데, 개인보다는 비영리단체에서 보건복지부나 공모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제 유 원장의 목표는 2년 안에 근로자 7명까지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장으로 키우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안마원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한결같이 노력하고 있는 양출석 선생님과 시각장애계에 새로운 살길을 열어주기 위해 고심하고 실천에 옮겼던 나종천 회장님처럼 지금까지 쌓아온 역량을 시각장애계의 발전을 위해 쓰고 싶다”고 밝혔다.
(2014.02.01 제89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