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공무원에겐 보조공학기기가 지원되지 않는다?
전주시의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공무원 A씨(시각 3급)는 2001년 망막색소변성증으로 판정받은 뒤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업무가 거의 불가능해질 정도로 악화됐다. 그래서 지난 8월 장애인고용공단에 보조공학기기와 근로지원인을 지원받고자 문의했는데 공무원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국가인권위에 차별시정 진정을 내기도 했다.
장애인공단은,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나, 공무원법이 우선하기 때문에 지원 대상이 아니라며 거절 이유를 밝혔고, 정부가 연말까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는 보조공학기기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0월 1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표면화됐다. 주 의원에 따르면, 작년 4월 17일 고용노동부와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장애인 고용확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장애인 공무원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대한 공통기준을 마련하기로 약속했지만 이후에 마련된 공통기준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 종합대책에는 장애인 공무원에 대한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대한 공통기준을 마련하고 일반회계에서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사업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통합지원 등 지원 방식도 연말까지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발표시점 이후 현재까지 새로 마련된 기준은 전혀 없으며 기존 안전행정부 예규인 균형인사지침 등에 따라 부처별로 관련 예산을 확보하거나 경상경비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공통기준이나 통합지원에 대한 기준이 없다보니 46개 중앙부처 중 금년에 장애인공무원 보조공학기기 편의제공 예산을 편성한 부처는 인권위, 외교부, 환경부, 국세청 등 4개 기관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년 6월 안전행정부는 장애인 공무원에 대한 보조공학기기 지원이 충분하지 않고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으니 내년 예산에 적극 반영하라고 독촉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영순 의원은 “장애인 공무원들이 소속 부처에 보조기기 사용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시각장애인 등 장애의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그때그때마다 예산편성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의원은 “정부의 약속대로 공통기준이 마련되거나 장애인공단 등을 통해 통합 지원하는 지원방식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 공무원 A씨는 국정감사 이후에 안행부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예산 타령과 내부 지원 기준이 없어 당장 지원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변명만 늘어놓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장애인공무원 채용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공무원에 대한 지원이나 근무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차별 없는 고용환경을 위한 정책 지원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2013.11.15 제89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