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채시험 공직적격성평가(PSAT) 도입
지난해 12월 인사혁신처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부터 국가공무원 7급 공채시험에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도입하고, 한국사 과목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한다.
국가직 7급 공채시험은 현재 필기와 면접의 2단계로 실시되고 있으나, 2021년부터는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 2차 전문과목 평가, 3차 면접시험의 3단계로 바뀐다. 응시생이 직렬‧직류에 따른 전문성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2차 전문과목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공직적격성평가(PSAT)란 공직자에게 필요한 이해력, 논리적·비판적 사고능력, 분석 및 정보추론능력, 상황판단능력 등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일본과 영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 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외무고시 1차 시험에 처음 도입하였으며, 점차 행정·기술 등 고등고시에 확대 시행하고 있다. 민간기업(삼성, LG, 현대자동차, SK 등)과 다수의 공공기관(한전, 산업은행 등 118개 이상)에서는 PSAT와 유사한 적성검사,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7급 공채에 도입되는 PSAT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개 영역별로 25문항을 시험시간 60분에 걸쳐 평가한다. 총 75문제를 180분에 풀어야 하므로, 1문제당 2분 24초 내에 풀어야 하는 셈이다.
언어논리 영역은 글의 이해, 표현, 추론, 비판과 논리적 사고 등의 능력을 따진다. 헌법 조문이나 신문기사 등의 장문을 지문으로 제시한 뒤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평가한다.
자료해석 영역의 경우, 수치자료의 정리와 이해, 처리와 응용계산, 분석과 정보추출 등의 능력을 점검한다. 실업률, 수출증가율 등 각종 수치를 내준 뒤 분석능력을 측정한다.
상황판단 영역에서는 상황의 이해, 추론과 분석, 문제해결, 판단과 의사결정 등의 능력을 검정한다. 주로 행정법에 속하는 세세한 법조문을 주고 해당 법조문을 적용하는 문제, IQ 테스트 및 경시대회 수학문제와 비슷한 퀴즈 등의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인사혁신처는 국가직 7급 시험과목 개편이 현재의 암기위주의 평가에서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공직적격성평가의 도입으로, 직무역량 검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공무원시험과목과 민간의 호환성을 높이고,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민간‧공공기관의 진로 전환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7급 시험과목 개편은 수험생에게 충분한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에 7급 PSAT 문제유형을 공개하며, 2020년 모의평가(2회)를 실시한 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PSAT의 세 가지 시험 영역 중 자료해석 영역에 대해, 시각장애인계 일각에서는 벌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료해석 영역은 그래프와 표 등을 보고 주어진 수치/그래프의 대소, 증감, 비율에 대한 옳은/옳지 않은 정보를 고르는 영역이다. 계산의 테크닉이라든가 속도가 꽤 중요하며, 특히 숫자가 단순하게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 시험을 보는 사람들은 시간조절에 애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프나 표를 점자로 풀어서 옮긴 문제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제 중증시각장애인들은 5급뿐만 아니라 7급으로의 진출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담당 사무관은 “이미 5급 PSAT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해 적절한 시험지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대체 문제를 별도로 준비하지는 않고, 원 문제의 그래프나 표를 점자로 풀어서 제작할 예정이며, 그래프나 표를 점자로 풀어도 문제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공직진출대비반 운영 담당자는 “9급 시험 사회 과목에서도 도표나 그래프 문제들이 있는데 말로 풀어서 나와도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 문제풀기가 쉽지 않아서 그 문제는 포기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표를 풀어서 문제가 나온다 해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PSAT가 도입 취지를 살리면서도 시각장애인의 직업 선택에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시각장애 수험생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에 대해 공채시험 시행 기관과 시각장애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