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계 요구 반영되지 않은 종합조사표 강행하나
지난 11월 15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오세제 의원실과 장애인공동대응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한 ‘장애인서비스종합조사도구 개선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9월에 열린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을 위한 장애인단체 토론회’ 이후 3개월 만에 정부와 장애인 단체가 모인 자리였다. 그러나 당시 제기됐던 장애인서비스조사도구(이하 종합조사표)의 개선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장애인계는 큰 분노에 빠졌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서는 장애등급제(이하 등급제) 폐지를 담당하는 정순길 서기관이 참석했다. 정 서기관은 토론회 이후 장애인복지법 하위 법령 개정 검토와 서비스 기준 개편, 전달체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하위법령은 법제처에서 심사하고 있고, 전달체계 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는 지난 토론회에서 발표했던 추진방향 설명과 민관협의체 논의사항을 반복한 것이었다. 관심을 모았던 종합조사표 개선책은 전혀 내놓지 못했다. 다만 11월~12월까지 실제 활동지원 신규 신청자를 대상으로 인정조사표와 종합조사표를 병행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해 조사표 항목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이연주 정책팀장은 준비했던 ‘종합조사표 계획 수정‧보완 요구’를 발표하지 않고, 복지부의 태도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 정책팀장은 “종합조사표 수정안을 제시하고, 토론회에서 문제 제기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종합조사표가 장애유형별 특수성을 반영해 수정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복지부 정책에 협조할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토론회와는 달리 종합조사표 개선에 대해 다른 장애인 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수연 부장은 “현재의 종합조사표는 대부분 신체적 활동에 국한되어 있어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한 청각장애인은 대상이 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의사소통 지원서비스체계 구축 방안이 담긴 종합조사표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윤선희 사무총장은 복지 서비스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마련을 촉구했다. 윤 사무총장은 “종합조사표 안의 ‘부양의무자’에 대한 조항이 삭제되어야 한다”며 “‘주위돌봄자의 존재’와 ‘가족구성원의 사회활동여부’를 측정하는 것은 장애가 사회문제가 아닌 개인, 가족의 문제로 국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전달체계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이영정 사무처장은 “투석 장애인은 이틀에 한 번 병원에서 4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하고 투약으로 나타나는 가려움증, 근육 이상, 뼈와 관절 이상, 빈혈 등을 호소하지만 (종합조사표에서는) 일상생활동작이 가능하고 인지행동에 큰 문제가 없는 한 기능제한영역에서 평가 점수 인정이 어렵다”며 “이동능력을 몸 자세 변화, 장소 이동, 물건 이동 등의 항목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이동 시 신체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빈혈·쇼크의 정도, 보호자 동행 필요 여부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인지적 관점의 종합조사표 수정도 요구됐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박혜경 상임대표는 “가사지원에서 자녀의 양육과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장애여성에게는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고, 특히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산전·산후 서비스 지원체계가 종합조사표에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복지부 정순길 서기관은 “복지부의 2019년 장애인정책국 예산이 당초 2조 7,000억 원에서 4,000억 원이 오른 3조 1,000억 원으로 책정돼 상임위 의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4,000억 원은 사실상 자동 증가분”이라며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 지출수준이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 상태로 종합조사표가 강행된다면 유형별·개인별 손익계산서로 둔갑하고, 1~6등급이 총점 596점의 점수제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며 “전문가들이 종합조사표의 형평성과 객관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쥐꼬리 예산을 합리화하는 수단이고 작품”이라고 성토했다.
한시련 이연주 정책팀장은 “현재 종합조사표에서 활동지원서비스에 관해서도 의견 관철이 어려운데, 앞으로 있을 이동·근로능력 평가에서도 정부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장애등급제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내년 7월로 장애등급제 폐지 기한을 정해놓고,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장애인정책국과 장애인단체장이 이번 주 내(11월 26일 편집 기준) 모일 예정이다. 정부가 장애인계의 의견을 얼마나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간담회는 9월에 열린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을 위한 장애인단체 토론회’ 이후 3개월 만에 정부와 장애인 단체가 모인 자리였다. 그러나 당시 제기됐던 장애인서비스조사도구(이하 종합조사표)의 개선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장애인계는 큰 분노에 빠졌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서는 장애등급제(이하 등급제) 폐지를 담당하는 정순길 서기관이 참석했다. 정 서기관은 토론회 이후 장애인복지법 하위 법령 개정 검토와 서비스 기준 개편, 전달체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하위법령은 법제처에서 심사하고 있고, 전달체계 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는 지난 토론회에서 발표했던 추진방향 설명과 민관협의체 논의사항을 반복한 것이었다. 관심을 모았던 종합조사표 개선책은 전혀 내놓지 못했다. 다만 11월~12월까지 실제 활동지원 신규 신청자를 대상으로 인정조사표와 종합조사표를 병행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해 조사표 항목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이연주 정책팀장은 준비했던 ‘종합조사표 계획 수정‧보완 요구’를 발표하지 않고, 복지부의 태도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 정책팀장은 “종합조사표 수정안을 제시하고, 토론회에서 문제 제기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종합조사표가 장애유형별 특수성을 반영해 수정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복지부 정책에 협조할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토론회와는 달리 종합조사표 개선에 대해 다른 장애인 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수연 부장은 “현재의 종합조사표는 대부분 신체적 활동에 국한되어 있어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한 청각장애인은 대상이 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의사소통 지원서비스체계 구축 방안이 담긴 종합조사표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윤선희 사무총장은 복지 서비스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마련을 촉구했다. 윤 사무총장은 “종합조사표 안의 ‘부양의무자’에 대한 조항이 삭제되어야 한다”며 “‘주위돌봄자의 존재’와 ‘가족구성원의 사회활동여부’를 측정하는 것은 장애가 사회문제가 아닌 개인, 가족의 문제로 국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전달체계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이영정 사무처장은 “투석 장애인은 이틀에 한 번 병원에서 4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하고 투약으로 나타나는 가려움증, 근육 이상, 뼈와 관절 이상, 빈혈 등을 호소하지만 (종합조사표에서는) 일상생활동작이 가능하고 인지행동에 큰 문제가 없는 한 기능제한영역에서 평가 점수 인정이 어렵다”며 “이동능력을 몸 자세 변화, 장소 이동, 물건 이동 등의 항목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이동 시 신체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빈혈·쇼크의 정도, 보호자 동행 필요 여부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인지적 관점의 종합조사표 수정도 요구됐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박혜경 상임대표는 “가사지원에서 자녀의 양육과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장애여성에게는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고, 특히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산전·산후 서비스 지원체계가 종합조사표에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복지부 정순길 서기관은 “복지부의 2019년 장애인정책국 예산이 당초 2조 7,000억 원에서 4,000억 원이 오른 3조 1,000억 원으로 책정돼 상임위 의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4,000억 원은 사실상 자동 증가분”이라며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 지출수준이 OECD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 상태로 종합조사표가 강행된다면 유형별·개인별 손익계산서로 둔갑하고, 1~6등급이 총점 596점의 점수제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며 “전문가들이 종합조사표의 형평성과 객관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쥐꼬리 예산을 합리화하는 수단이고 작품”이라고 성토했다.
한시련 이연주 정책팀장은 “현재 종합조사표에서 활동지원서비스에 관해서도 의견 관철이 어려운데, 앞으로 있을 이동·근로능력 평가에서도 정부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장애등급제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내년 7월로 장애등급제 폐지 기한을 정해놓고,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장애인정책국과 장애인단체장이 이번 주 내(11월 26일 편집 기준) 모일 예정이다. 정부가 장애인계의 의견을 얼마나 귀 기울여 정책에 반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 12. 1. 제101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