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콜 이용하다 전화 요금 폭탄…대안 마련돼
경기도 일산에 사는 조천례(여, 66세) 씨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 서울시각장애인이동지원센터(이하 이동지원센터) 민원, 대절 번호인 02-2092-0088로 전화를 건다. 주말에 교회(서울 소재) 사람들과 함께 쓸 차량을 예약하기 위해서다. 그때는 다른 이용자의 전화도 몰려, 한 번에 연결된 경우는 거의 없다. 재다이얼을 누르고 또 눌러야 겨우 연결되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선전화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세내역을 살펴보니 시외전화 요금이 놀랄 정도로 많이 나왔다.
조 씨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시외전화 요금은 93,170(부가세 포함)원에 달한다. 한 달 평균 13,000원이 나온 것이다. 아무리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다. 조 씨는 “유선전화를 통해 시외로 통화를 연결하는 곳은 02-2092-0088번뿐이었다”며 “연결도 안 됐는데 요금이 부과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씨는 지난 6월 29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특별시지부(이하 서울지부)에 늘어난 전화 요금을 근거로 문제 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 ‘지금은 통화 중입니다’ 멘트마다 한 통화씩 부과
조 씨의 의심은 사실이었다. 상담원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도 전화 요금이 부과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4월 이동지원센터에 도입한 콜센터 서버가 원인이었다. 현재 서울시 복지콜 신청접수는 1600-4477과 02-2092-0000을, 민원과 대절 접수는 02-2092-0088에서 이뤄지는데, 이 세 번호로 전화를 하면 시스템 서버가 전화를 받으며 녹취를 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은 상담원 연결이 되지 않을 때 ‘뚜뚜뚜’하는 신호음만 반복적으로 나왔는데, 시스템이 바뀌면서 ‘지금은 통화 중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며 전화가 자동으로 끊긴다. 이렇게 전화가 끊길 때마다 1통으로 간주해 통화료가 부과됐다.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민원의 경우 2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고, 차량 대절 예약은 대부분 금요일 오전에 전화가 몰린다”며 “이때 계속 신호음만 들리면 간혹 ‘전화기를 내려놓고 있는 게 아니냐’, ‘일부러 안 받는 거 아니냐’는 회원의 민원이 있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통화 중 안내 멘트는 휴대폰 이용자 편의를 위해 도입한 부분도 있다”며 “요즘은 대부분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많고, 불필요하게 홍보나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멘트를 하면서 대기 시간을 길게 늘이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부는 지금까지 조 씨 이외에 전화 요금 과다 부과에 관한 민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복지콜 신청접수는 6~8명의 상담원이 있어 통화 대기가 거의 없는데, 조 씨가 이용한 대절 번호는 상담원이 한 명이어서 특정 시간에는 연결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때 집중적으로 전화 연결을 시도해 과다 요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통화료 부과 막았지만, 근본 대책 마련에 고심
서울지부는 민원이 발생하고 한 달 반가량이 지난 8월 14일 오후 5시 30분부터 대절 접수 번호에 한해서 녹취 서버에서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지부와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민원·대절 번호에만 녹취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녹취 시스템은 민원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악성 민원을 예방할 수도 있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 다산콜센터의 경우에도 녹취 시스템 도입 후 악성 민원 사례가 80% 정도 줄었다는 자료가 있을 정도로 효과가 높다. 녹취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민원·대절 전화이기에 더욱 난감하다.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우선 민원인에 관해서는 상담원이 다시 전화를 걸어 녹취를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업무 효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 명의 회원이라도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서버에서 분리해 일반전화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소 늦은 대처는 아쉽다. 이에 서울지부는 “녹취 시스템도 유지하면서 통화료 미부과 방법에 관해 시스템 업체와 논의했지만, 서버 분리밖에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며 “새 시스템 마련에는 1,500만 원가량이 들고, 서울시에 예산 요청을 해도 해를 넘겨야 하기에 심사숙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더 편리한 복지콜, 이용자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전화 요금 증빙 서류를 가지고 서울지부를 방문한 조 씨가, 윤상원 서울지부장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에 서울지부 새 집행부가 초심을 잃고 민원인을 소홀히 대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이에 서울지부 측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윤 지부장은 당시 다른 용무 중으로 상무에게 대신 응대하도록 부탁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이 응대에 나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민원인에 대한 보복성 기준 적용 의혹이다. 서울지부의 대책 발표 이후인 8월 17일, 조 씨와 지인이 차량 대절 예약을 했는데, 그동안 적용되지 않았던 본인 예약 기준이 적용됐다. 지인의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조 씨는 보복성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서울지부 측은 “예약 기준이 본인으로만 적용된 것은 맞지만, 보복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서울지부는 “지금까지 완화해 적용했던 규정을 이번 기회를 통해 바로잡은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본인 이용에 한해서 예약과 접수가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지부와 조 씨는 이 일로 불거진 오해와 갈등을 모두 풀었다. 조 씨는 많은 시각장애인이 서울지부에 목소리를 함께 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문제 해결 과정이 길었지만 (서울지부 측에)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불필요한 통화료가 더 이상 부과되지 않게 됐다”며 “부당함에 맞서 함께 싸워준 분들이 있었기에 불편이 해소될 수 있었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지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지원센터는 지난 8월 9일부터 예약제, 합승제, 퇴근 콜 자동배차 프로그램에 대한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제안요청서에는 15개 기능의 개선과 신설 요구 내용이 담겨 있다. 올해 12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관한 예산은 7,310만 원이다.
조 씨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시외전화 요금은 93,170(부가세 포함)원에 달한다. 한 달 평균 13,000원이 나온 것이다. 아무리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다. 조 씨는 “유선전화를 통해 시외로 통화를 연결하는 곳은 02-2092-0088번뿐이었다”며 “연결도 안 됐는데 요금이 부과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씨는 지난 6월 29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특별시지부(이하 서울지부)에 늘어난 전화 요금을 근거로 문제 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 ‘지금은 통화 중입니다’ 멘트마다 한 통화씩 부과
조 씨의 의심은 사실이었다. 상담원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도 전화 요금이 부과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4월 이동지원센터에 도입한 콜센터 서버가 원인이었다. 현재 서울시 복지콜 신청접수는 1600-4477과 02-2092-0000을, 민원과 대절 접수는 02-2092-0088에서 이뤄지는데, 이 세 번호로 전화를 하면 시스템 서버가 전화를 받으며 녹취를 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은 상담원 연결이 되지 않을 때 ‘뚜뚜뚜’하는 신호음만 반복적으로 나왔는데, 시스템이 바뀌면서 ‘지금은 통화 중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며 전화가 자동으로 끊긴다. 이렇게 전화가 끊길 때마다 1통으로 간주해 통화료가 부과됐다.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민원의 경우 2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고, 차량 대절 예약은 대부분 금요일 오전에 전화가 몰린다”며 “이때 계속 신호음만 들리면 간혹 ‘전화기를 내려놓고 있는 게 아니냐’, ‘일부러 안 받는 거 아니냐’는 회원의 민원이 있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통화 중 안내 멘트는 휴대폰 이용자 편의를 위해 도입한 부분도 있다”며 “요즘은 대부분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많고, 불필요하게 홍보나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멘트를 하면서 대기 시간을 길게 늘이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부는 지금까지 조 씨 이외에 전화 요금 과다 부과에 관한 민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복지콜 신청접수는 6~8명의 상담원이 있어 통화 대기가 거의 없는데, 조 씨가 이용한 대절 번호는 상담원이 한 명이어서 특정 시간에는 연결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때 집중적으로 전화 연결을 시도해 과다 요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통화료 부과 막았지만, 근본 대책 마련에 고심
서울지부는 민원이 발생하고 한 달 반가량이 지난 8월 14일 오후 5시 30분부터 대절 접수 번호에 한해서 녹취 서버에서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지부와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민원·대절 번호에만 녹취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녹취 시스템은 민원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악성 민원을 예방할 수도 있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 다산콜센터의 경우에도 녹취 시스템 도입 후 악성 민원 사례가 80% 정도 줄었다는 자료가 있을 정도로 효과가 높다. 녹취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민원·대절 전화이기에 더욱 난감하다.
이동지원센터 관계자는 “우선 민원인에 관해서는 상담원이 다시 전화를 걸어 녹취를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업무 효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 명의 회원이라도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서버에서 분리해 일반전화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소 늦은 대처는 아쉽다. 이에 서울지부는 “녹취 시스템도 유지하면서 통화료 미부과 방법에 관해 시스템 업체와 논의했지만, 서버 분리밖에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며 “새 시스템 마련에는 1,500만 원가량이 들고, 서울시에 예산 요청을 해도 해를 넘겨야 하기에 심사숙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더 편리한 복지콜, 이용자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전화 요금 증빙 서류를 가지고 서울지부를 방문한 조 씨가, 윤상원 서울지부장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에 서울지부 새 집행부가 초심을 잃고 민원인을 소홀히 대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이에 서울지부 측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서울지부 관계자는 “윤 지부장은 당시 다른 용무 중으로 상무에게 대신 응대하도록 부탁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이 응대에 나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민원인에 대한 보복성 기준 적용 의혹이다. 서울지부의 대책 발표 이후인 8월 17일, 조 씨와 지인이 차량 대절 예약을 했는데, 그동안 적용되지 않았던 본인 예약 기준이 적용됐다. 지인의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조 씨는 보복성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서울지부 측은 “예약 기준이 본인으로만 적용된 것은 맞지만, 보복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서울지부는 “지금까지 완화해 적용했던 규정을 이번 기회를 통해 바로잡은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본인 이용에 한해서 예약과 접수가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지부와 조 씨는 이 일로 불거진 오해와 갈등을 모두 풀었다. 조 씨는 많은 시각장애인이 서울지부에 목소리를 함께 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문제 해결 과정이 길었지만 (서울지부 측에)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불필요한 통화료가 더 이상 부과되지 않게 됐다”며 “부당함에 맞서 함께 싸워준 분들이 있었기에 불편이 해소될 수 있었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지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지원센터는 지난 8월 9일부터 예약제, 합승제, 퇴근 콜 자동배차 프로그램에 대한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제안요청서에는 15개 기능의 개선과 신설 요구 내용이 담겨 있다. 올해 12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관한 예산은 7,310만 원이다.
(2018. 9. 1. 제100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