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발도상국 시각장애인에 흰지팡이 보내는 ‘메디 킴’ 김창민 씨
“나를 ‘메디 킴’이라고 부르던 모로코의 시각장애인을 잊지 못해 시작한 일이죠. 그런데 벌써 8년이 지났네요.”
김창민 (남, 83세, 시각장애 1급) 씨는 사업차 머물렀던 모로코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생각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메디’라는 말은 아랍어로 ‘성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모로코 시각장애인들이 그를 ‘메디 킴’으로 불렀던 것은 그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이었다.
“모로코에 살 때 봤던 시각장애인들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올리브 껍질을 씻는 일을 했어요. 올리브 냄새가 너무 독해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었죠. 그런데 그 일마저 없으면 길가에 앉아서 나무막대기로 땅을 두드리며 종일 물만 마셨어요. 먹을 게 없었던 겁니다. 그들에게 몇 번 햄버거를 사서 나눠 준 일이 있어요. 그때부터 저를 ‘메디 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희미한 기억 속에만 머물러 있던 장면이지만, 시력을 모두 잃고 보니 그때 그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러다 2010년 모로코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신현정 목사가 한국에 왔다. 신 목사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신 목사 귀국을 계기로 모로코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흰지팡이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모로코의 시각장애인은 그저 나무지팡이를 짚고 다녀요. 우리가 안 쓰는 지팡이를 모아서 보내면 그곳의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점자새소식 ‘공고 및 광고’란에 중고 흰지팡이를 개발도상국에 보내자는 내용이 실렸다. 그래서인지 모로코로 출국하는 신 목사에게 70개의 흰지팡이를 들려 보낼 수 있었다. 그것이 흰지팡이 기부 운동을 하는 ‘나눔의 기쁨 모임’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2,000개의 흰지팡이가 모로코, 필리핀, 미얀마 등으로 보내졌다. 현재는 필리핀에서 사역 중인 시각장애인 이정현 목사에게 흰지팡이를 보내고 있다.
“이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필리핀 망고아라는 도시는 시각장애인 가구가 2,500곳이 있다고 해요. 시각장애인만 모여 사는 곳이죠. 그런데 방 하나에 7~8명씩 모여 지낸대요. 그런 환경에서 흰지팡이는 무척 귀할 수밖에 없죠. 흰지팡이를 나눠주는 날에는 서로 먼저 달라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더군요. 이 목사님은 지금보다 더 많은 흰지팡이가 필요하다고 간곡히 부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흰지팡이 후원 수는 점점 줄고 있다. 후원 첫해에는 한 달에 200개 이상 들어올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개도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100개 정도밖에 보내지 못했다. 올해도 흰지팡이 후원 수는 참담한 수준이다.
“하상장애인복지관 김호식 관장님, 제자였던 정분영 씨, 그리고 시흥시에 사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분이 꾸준하게 보내주는 정도예요. 제가 너무 알리지 않은 탓일까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비교적 흰지팡이를 받거나 살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원받은 흰지팡이를 택배로 받고 선별하고 수리하는 일은 열린정보장애인협회 도봉구지회에서 돕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김 씨가 부담한다. 그 일이 귀찮거나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제는 필연이라고 여긴다며 웃음을 짓는다.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 쓰러져 못 일어날 때까지 해야죠. 우연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젠 필연으로 여기려고 합니다. 개발도상국 시각장애인에게 흰지팡이를 보내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흰지팡이 나눔을 희망하는 분은 02-956-5145, 010-5273-9931,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164길 5 열린정보장애인협회 도봉구지회로 연락하면 된다.
김창민 (남, 83세, 시각장애 1급) 씨는 사업차 머물렀던 모로코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생각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메디’라는 말은 아랍어로 ‘성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모로코 시각장애인들이 그를 ‘메디 킴’으로 불렀던 것은 그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이었다.
“모로코에 살 때 봤던 시각장애인들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올리브 껍질을 씻는 일을 했어요. 올리브 냄새가 너무 독해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었죠. 그런데 그 일마저 없으면 길가에 앉아서 나무막대기로 땅을 두드리며 종일 물만 마셨어요. 먹을 게 없었던 겁니다. 그들에게 몇 번 햄버거를 사서 나눠 준 일이 있어요. 그때부터 저를 ‘메디 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희미한 기억 속에만 머물러 있던 장면이지만, 시력을 모두 잃고 보니 그때 그 시각장애인들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러다 2010년 모로코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신현정 목사가 한국에 왔다. 신 목사는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신 목사 귀국을 계기로 모로코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흰지팡이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모로코의 시각장애인은 그저 나무지팡이를 짚고 다녀요. 우리가 안 쓰는 지팡이를 모아서 보내면 그곳의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점자새소식 ‘공고 및 광고’란에 중고 흰지팡이를 개발도상국에 보내자는 내용이 실렸다. 그래서인지 모로코로 출국하는 신 목사에게 70개의 흰지팡이를 들려 보낼 수 있었다. 그것이 흰지팡이 기부 운동을 하는 ‘나눔의 기쁨 모임’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2,000개의 흰지팡이가 모로코, 필리핀, 미얀마 등으로 보내졌다. 현재는 필리핀에서 사역 중인 시각장애인 이정현 목사에게 흰지팡이를 보내고 있다.
“이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필리핀 망고아라는 도시는 시각장애인 가구가 2,500곳이 있다고 해요. 시각장애인만 모여 사는 곳이죠. 그런데 방 하나에 7~8명씩 모여 지낸대요. 그런 환경에서 흰지팡이는 무척 귀할 수밖에 없죠. 흰지팡이를 나눠주는 날에는 서로 먼저 달라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더군요. 이 목사님은 지금보다 더 많은 흰지팡이가 필요하다고 간곡히 부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흰지팡이 후원 수는 점점 줄고 있다. 후원 첫해에는 한 달에 200개 이상 들어올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개도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100개 정도밖에 보내지 못했다. 올해도 흰지팡이 후원 수는 참담한 수준이다.
“하상장애인복지관 김호식 관장님, 제자였던 정분영 씨, 그리고 시흥시에 사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분이 꾸준하게 보내주는 정도예요. 제가 너무 알리지 않은 탓일까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비교적 흰지팡이를 받거나 살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원받은 흰지팡이를 택배로 받고 선별하고 수리하는 일은 열린정보장애인협회 도봉구지회에서 돕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김 씨가 부담한다. 그 일이 귀찮거나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제는 필연이라고 여긴다며 웃음을 짓는다.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 쓰러져 못 일어날 때까지 해야죠. 우연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젠 필연으로 여기려고 합니다. 개발도상국 시각장애인에게 흰지팡이를 보내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흰지팡이 나눔을 희망하는 분은 02-956-5145, 010-5273-9931,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164길 5 열린정보장애인협회 도봉구지회로 연락하면 된다.
(2018. 9. 1. 제100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