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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취임 1년 맞은 한국점자도서관 김동복 관장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06-01 오전 9: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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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취임 1년 맞은 한국점자도서관 김동복 관장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06-01 오전 9:57:22 (조회 : 3720)
<인터뷰> 취임 1년 맞은 한국점자도서관 김동복 관장
 
  한국점자도서관(1969년)은 우리나라 자본으로 세워진 첫 번째 점자도서관이다. 고 육병일 관장이 사비를 털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 관장이 돌아가신 후에는 가족들이 맡아서 운영했다. 그래서 ‘육도서관’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제법 많다. 그만큼 한국점자도서관에 고 육 관장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러다 지난 2017년 5월,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동복(남, 45세, 시각장애 1급) 관장이 취임했다. 그리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이를 자축하듯 지난 5월 11일에 ‘강영우! 시각장애인 인생나눔멘토(이하 인생나눔멘토)’ 출범식을 열어 점자도서관의 비전을 밝혔다. 김동복 관장을 만나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한점도는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많던 곳이였죠”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한국점자도서관(이하 한점도)은 연회색의 4층 건물이다. 지금은 4층에 마련된 청소년열람실에서 떠들썩하게(?)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지만, 처음 이곳에 자리 잡을 때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찮았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점자도서관, 한점도는 지역사회에서는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시각장애인계에서 만큼은 인기 만점인 곳이었다.
  “학창 시절 청송과 점자새소식은 점자간행물계의 라이벌이었죠(웃음). 새소식은 정보에 중점을 뒀다면, 청송은 문학을 주로 다뤘던 것 같아요. 한점도는 당시에 청송과 점자도서로 학생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긴 세월이 지났지만, 한점도는 여전히 점자도서를 중점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전국 38개의 점자도서관 중 점자도서 제작의 명맥을 유지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이 음성이나 전자파일 형태로 도서 제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요구나 추세를 따를 수도 있지만, 김 관장은 점자도서 제작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점도의 역사적 가치를 알기에 관장직을 맡을 때 한참을 망설였어요. 점자도서 제작이 시대적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도 하고요. 그러나 한점도는 점자도서를 제작하는 점자도서관으로 남는 것이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서울시의 도서관 평가에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요(웃음).”
  한점도는 점자도서 제작뿐 아니라 지역사회 연계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독서실을 운영하고, 양질의 점자도서를 제작하기 위해 강동구자원봉사센터, 성동구자활센터, 성동구여성인력개발센터 등과 협력하고 있다. 5월부터 점역교정사 양성 교육도 시작했다.
  “이렇게 지역주민과의 연계를 통해 점자도서 제작량도 늘었어요. 앞으로 양질의 점자도서를 더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 “학교보다 더 큰 세상을 꿈꿨던 거죠”
  세광학교 교사였던 김 관장이 2015년 2월 교사직을 내려놓았을 때, 주위에서는 무척 놀랐다고 한다. 당시 교무부장이었던 그는 교감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수능을 보는 학생을 위해 직접 편의 제공을 하고, 입학 거부를 하는 대학에는 재심사청구를 하는 열혈 교사였기에 학생들의 신망도 두터웠다. 그런데 교직을 그만둔 그해 6월, 도서출판점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주위를 더욱 놀라게 했다.
  “학생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는 것도 보람 있었지만, 늘 마음속에는 학교보다 더 큰 세상에서 살아가는 제 자신을 꿈꿨어요. 경영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품기도 했고요. 도서출판점자는 독서 장애인에 맞는 점자도서뿐 아니라 큰 글자도서, 촉각도서를 제작하는 기업이에요. 당시에 시각장애인에 맞는 교재교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덥석 경영을 맡게 된 거죠.”
  그러나 교사였던 그에게 경영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출판사와 도서관의 대표로 한숨 돌린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직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서부교육청 등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과 그의 가족, 시각장애 교사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그의 교사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교사였을 때는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학생을 이끌어주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더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만나게 돼요. 사실 그때보다 더 넓은 형태의 상담과 나눔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죠(웃음).”
  * “시각장애인의 꿈과 끼를 이끌어주고 싶어요”
  지난 5월 11일 열린 인생나눔멘토 출범식에서는 허재혁(남, 14세) 학생이 제1호 멘티로 소개됐다. 저시력이었던 허 군은 최근 시력이 갑자기 나빠져 중학교 입학 직후 휴학을 선택했다. 이날 허 군은 “처음에는 친구들이 선배가 되는 게 싫어서 주저했지만, 더 멀리 뛰기 위한 도약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강영우 박사처럼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나아가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 관장은 허 군과 그의 가족이 인생나눔멘토의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주위에는 허 군처럼 갑자기 시력을 잃는 사람도 있고, 그의 가족들도 있어요. 이때 보행, 점자 등의 재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 공감입니다. 장애에 공감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재활을 우선으로 생각하죠.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이미 그런 경험이 있는 시각장애인과 그의 가족이 멘토가 되어주면 어떨까?’, ‘그들의 꿈을 나눠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제 생각에 공감해 강영우장학재단에서 4,500만 원을 후원해주셨죠.”
  가장 처음으로 한점도의 이상과 방향성을 함께하는 음악, 복지, 공학 등 다양한 분야별 멘토 25명을 발굴할 계획이다. 멘토의 형태는 강연자가 될 것이다. 이들은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유·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맹학교, 특수교육지원센터 등에서 활동하게 된다. 단 일회성 강연에서 누군가의 꿈과 끼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기에 보통 5~10회기 강연을 기획할 예정이다. 멘토단 구성에는 한국시각장애인가족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엔젤스헤이븐, 융합과학문화재단, 춤추는 헬렌켈러, 한국복지방송, 한국시각장애인아카데미가 힘을 보탠다. 지속적인 사업을 위해 여러 기업에 제안서도 내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꿈과 끼를 펼치라고 말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안타까웠어요. 여러 곳으로 강연을 다니면서 나와 같은 역할을 해줄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인생나눔멘토를 한점도의 중점 사업으로 추진할 생각이에요. 공공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핵심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이처럼 김 관장은 점자도서관이 도서 제작과 대출에 그치지 않고, 공공도서관의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재 장애인복지법에서 말하는 장애 유형을 도서관에 적용해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시각장애인은 다른 문자를 쓰는 유일한 장애 유형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요. 말하자면 일반도서관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장애 유형인 것이죠. 기존 장애 유형에 끼워 맞추지 말고, 우선 독서 장애 유형을 재정립해 도서관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현재 정부는 점자도서관을 도서 제작처나 대출처로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점자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 방향이 전환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8. 6. 1. 제10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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