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맛집을 찾아나서는 맛집 사냥꾼,
시각장애인 지석봉 씨
맛있는 음식은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화가 잔뜩 나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한 기분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이왕 먹는 거,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선 먼 길을 마다않기도 한다. 텔레비전을 틀면 먹는 방송이 쉴 새 없이 나오고, 방송을 탄 음식점은 몇 시간씩 줄을 서 먹기도 한다.
인터넷, SNS 등 온라인에는 맛집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배달음식도 시켜도 리뷰를 찾아보고 엄선해 주문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맛집 리뷰를 접하면 괴리감을 느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사진이나 영상위주의 리뷰들이 즐비하지만, 이를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런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기 위해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맛집 탐방기’를 연재중이다. 본 복지관에서 발간하는 시각장애인 신문 ‘점자새소식’에서 ‘지석봉의 진짜 맛집’ 코너에 기고하고 있는 지석봉(남, 45세)씨. 시각장애인인 그가 어떠한 방법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맛집을 소개하는 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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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KBS 제3라디오(AM 1134㎑, FM 104.9㎒) ‘우리는 한 가족’에서 목요일마다 ‘지석봉의 오감나들이’ 코너를 맡았다. 시각장애인이 가볼 만한 나들이 장소, 경험할만한 것들, 맛집을 소개하는 코너다. 간단한 여행을 떠나더라도 시각장애인의 시선에 맞춰진 정보가 없어 불편함을 느낀 그가 직접 체험해보고 정보를 제공하고자 시작하였다.
우연치 않게 이 방송을 접한 점자새소식에서 기고를 제안했고, 그는 <지석봉의 진짜 맛집>을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맛집 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라디오에서도 나들이 다니며 맛집을 가고 있으니 크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나의 추억과 경험이 쌓인 여러 맛집을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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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매운 돈가스로 유명한 곳이에요. 이름도 웃겨요.
복잡한 저녁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한 그는 아내와 사이좋게 고구마돈가스와 양념돈가스를 주문했다. 사람들의 입맛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메뉴를 주문해 먹어보고 소개하는 편이다.
“고기든 돈가스든 첫 술은 아무런 소스를 찍지 않고 먹어요. 그래야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뒤에 소스를 찍어 먹죠.
시각장애인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는 입에서 느껴지는 촉감이나 맛, 후각 등을 더 세세하게 표현해야한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걸 가능한 한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튀김옷이 많이 바삭한데, 미리 튀겨놓기도 하는 다른 음식점과 달리, 주문 받자마자 튀겨주는 정성을 알 수 있게끔 써야겠지요. 국물 음식의 경우엔 뜨거우니 첫술은 조심히 드시라 조언도 가능하겠죠.”
그저 글을 읽고 ‘방문해봐야겠다’란 생각이 들게 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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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표는 ‘입 맛 별로 맛집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전국에 있는 맛집을 다 다니고, 취향별로 맛집 제안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내 입맛에 맞는 음식점을 찾기란 쉽지 않잖아요.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장애인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맛집. 맛집 정보에 대한 접근성 뿐만 아니라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불편함 없이 식사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씩 아쉬운 점들을 차근차근 보완해간다면 언젠간 차별과 날카로운 시선 없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지역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석봉의 진짜 맛집>은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홈페이지(www.hsb.or.kr)-알림공간-점자새소식-마음의소리 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글·사진 박아영


